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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아내와 양극성장애] 5편. 기도응답/재발/회복

이 글은 저와 아내가 경험한(그리고 경험하고 있는)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. 이 글을 통해서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,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기를 바랍니다. (이전 글 : [아내와 양극성장애] 4편. 부작용 )   [아내와 양극성장애] 5편. 기도응답/재발/회복  저는  무기력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갔습니다. 아내를 위해서는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, 도무지 그럴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. 그리고 아내는 평소와 달리 매우 쳐져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더 우울해지려고 했습니다. 아내는 저에게, 자신 때문에 제가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. 그래서 저는 여보가 아픈데 어떻게 내가 힘들지 않겠냐고 차분히 대답했습니다. 그런데 그 때부터 아내가 설거지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면서 급격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. 아내는 제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서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. 제가 샤워하는 동안 아내는 듀오링고로 영어 공부도 하면서 기분 좋게 시간을 보냈습니다. 그리고 그 날 저는 아내의 병세를 기록하는 메모장에 이렇게 글을 적었습니다.  "할렐루야! 나의 신세 한탄과 불평불만과 탄식을 들으시고 속히 응답해주신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합니다." - 2025년 1월 22일 잠들기 전 새로 처방 받은 약의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싶기도 했지만, 정신과 약은 대체로 효과가 나려면 약 2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. 또한 만약 약효가 나타나서 아내가 호전된 것이라고 해도, 하필 약효가 난 시점이 놀라웠습니다.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새로 처방 받은 약도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저는 이 날 하나님 아버지께서 저의 탄식에 응답해 주셨다고 믿습니다.   그 날 저는 기도 응답을 받았지만, 그것이 아내의 완치나 온전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. 그것은 힘든 시간을 견딜 수 ...